[마이데일리 = 정경화 기자] SBS 월화드라마 '왕과 나'의 설영(전혜빈)과 KBS 1TV 대하사극 '대조영'의 대중상과 설인귀(이덕화)가 극 중에서 세월이 흘렀는데도 변함없는 외모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나이가 들면 눈가에 잔주름 하나라도 더 눈에 띄는 것이 당연한데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변함없는 외모로 나타나고 있다. SBS 월화드라마 '왕과 나'의 설영(전혜빈)은 극 중 노상선(신구)의 수양딸로 등장한다.

주인공 김처선(오만석)이 소년일 때 이미 장성한 처녀로 등장한 설영은 주인공이 성인이 된 후에도 외모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처선(오만석)보다 어려 보이기까지 한다.

KBS 1TV 대사하극 '대조영'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고구려가 멸망하기 이전 연개소문(김진태)의 휘하에서 당나라에 맞서 싸우던 대중상(임혁)은 극 중 살아있어서는 안된 인물이다. 설인귀 역시 벌써 늙어 호호 할아버지 돼야 할 나이인데 전장을 누비며 대조영을 괴롭히고 있다.

그 옛날 주름을 방지해주는 특수 화장품이 존재할 리 없으니 그들의 젊음의 비결은 신선술이 아니면 불로초로 밖에 설명이 안 된다. 극 중 이야기 전개를 위해 세월을 뛰어 넘을 수 있다.

그러나 출연하는 배역이 그 세월을 뛰어 넘어서는 안 된다. 아줌마로 불려야 할 설영이 아직도 청초한 소녀의 모습으로 남아서는 캐릭터의 설득력이 없다. 설영이 궁궐에 거짓 소문을 흘리고 중전을 저주하는 인형을 숨기는 등의 계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것은 노상선(신구) 옆에서 긴 세월 보고 들은 게 있기 때문이다.

100세에 육박하는 설인귀가 전장을 누빌 수 있을까? 말에나 올라탈 수 있으면 다행일 것이다. 드라마의 재미를 위한 설정이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설득력 없는 캐릭터야 말로 드라마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최대의 적이다.

[SBS 월화드라마 '왕과 나'의 설영 역으로 출연하는 전혜빈과 KBS 1TV 대하드라마 '대조영'의 대중상 역의 임혁과 설인귀 역의 이덕화(왼쪽부터). 사진 = SBS, KBS]

정경화 기자 chm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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