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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모두 “나이든 중견 연예인에게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말을 들으면서 서글픈 풍경 하나가 떠오릅니다. ‘대조영’시사회입니다. 이 시사회장에는 주연을 맡은 최수종을 비롯해 젊은 스타와 중견 연기자들이 대거 참석했습니다. 하지만 시사회가 끝나고 이어진 기자 간담회에는 이날 모습을 드러냈던 임동진, 임혁 등 중견 연기자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스타들의 들러리 역할밖에 못하기 때문에 중견 연기자들은 총총히 사라진 것입니다. 방송사도 중견 연기자들을 불러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에 배려를 하지 않았고 기자들 역시 중견 연기자에 대한 질문이나 관심의 정도는 매우 적습니다. 이 때문에 중견 연기자들은 씁쓸하게 시사회장을 빠져 나간 겁니다.
다른 영화나 드라마 제작발표회장이나 시사회장의 풍경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의 대중문화는 열악한 시절 열정하나로 연기를 했고 노래를 불렀으며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중견, 원로 연예인들이 있지 않았으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중견, 원로 연예인에 대한 방송사, 영화사, 신문, 인터넷 매체의 관심과 대우는 이들의 역할에 비해 초라하기 그지없고 후배 스타들도 선배 연예인에 대한 태도나 관심역시 기대이하 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연륜과 경륜이 묻어나는 중견 연기자에 대한 출연료에서부터 시작해서 이들에 대한 홍보에 이르기까지 중견과 원로에 대한 대우는 젊은 스타의 그것에 비해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낮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 중인 주현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사들이 중견 연기자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낮은 출연료를 부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시장의 논리 앞에 오늘의 대중문화를 있게 한 중견, 원로 연기자의 긍지와 역할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중매체나 대중문화의 생산자들은 중견 및 원로 연예인들의 존재를 아예 무시한다. 중견 코미디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코미디 프로그램은 전무한 편이고 음악 프로그램 역시 젊은 가수들의 독무대로 전락하지 오래됐습니다. 드라마 역시 젊은 스타위주의 제작관행은 이제 심화될대로 심화됐습니다. 신문 등 대중매체의 중견 및 원로에 대한 관심은 거의 무관심에 가까울 정도입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중견 연예인에 대한 예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중견, 원로연예인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에서부터 대중매체의 이들에 대한 조명작업은 우리보다 훨씬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원로및 중견 연예인에 대한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만들어 대중문화의 맥을 이어 갈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는 자국의 대중문화에 대한 자존심을 일깨워주고 연구자들에게는 주요한 연구보고(寶庫)로서 기능을 하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중 문화인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동시에 후배 연예인들에게 선배들의 노력을 잊지 않게 만듭니다.
어제 없는 오늘은 없습니다. 대중문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제의 원로 및 중견 연예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중문화가 있고 스타가 탄생하는 겁니다. 오늘의 스타도 내일은 중견이 되고 원로가 될 겁니다.
세월은 스타라고 비켜가지 않습니다. 무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견 및 원로 연예인에 대한 젊은 스타, 대중매체, 대중문화 종사자의 관심은 우리 대중문화의 질을 높이고 그만큼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여든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민MC로 활동하며 사랑을 받는 송해. 사진제공=KBS]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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