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화계사 주최, 연예인전법단 주관
10월 19일 화계사 경내 특설무대서
본선진출자 총 18명, 명공연 선보여
연극배우 김영익(28) 최우수상 수상
사찰화합·젊은 불자 발굴 위해 열려
서울 화계사가 주최하고 조계종 연예인전법단이 주관하는 '제1회 전국사찰노래자랑'이 10월 19일 화계사 경내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사진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최연소 참가자 김동민(21) 씨.
“화계사와 함께하는 전국~사찰노래자랑~!”
선선한 가을바람 넘실대는 10월 중순, 서울 화계사(주지 우봉 스님, 조계종 기획실장)에 신나는 노래와 관객들의 박수와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 화계사가 주최하고 조계종 연예인전법단(단장 우봉 스님)이 주관하는 ‘제1회 전국사찰노래자랑’이 10월 19일 경내 특설무대에서 열렸기 때문. 이번 행사는 사찰신도들 간 화합을 도모하고 젊은 세대 불자 가수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예인전법단에 따르면 이날 5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동참했다
이날 행사에는 연예인전법단장 우봉 스님, 포교부장 남전 스님, 화계사 선덕 견향 스님, 총무국장 도준 스님, 교무국장 청강 스님 등 화계사 대중스님들과 임혁 연예인전법단회장, 이한규 연예인전법단장 사무총장, 장정화 연예인전법단 자문위원장 등 연예인전법단과 화계사 사부대중 500여 명이 동참했다.
연예인전법단장 우봉 스님(화계사 주지, 조계종 기획실장)
연예인전법단장 우봉 스님은 인사말에서 “오늘 화계사에서 전국사찰노래자랑을 개최하게 되어 기쁘다”며 “노래자랑은 불자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사찰발전에 도움이 되고자 마련했다. 오늘 첫 번째 무대가 원만하게 잘 성취되고 열렬한 호응 속에 회향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조계종 포교부장 남전 스님
조계종 포교부장 남전 스님도 “포교가 잘 이루어지려면 사찰, 대중, 문화가 어우러지고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나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오늘 처음 열리는 ‘전국사찰노래자랑’이 바로 그런 자리다. 앞으로 정례·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국사찰노래자랑에 참가한 청년불자들. 왼쪽부터 김영익(28), 김동민(21), 박수연(24), 박윤설(24), 강정화(30).
앞서 10월 13일 화계사 사찰 신도들을 대상으로 예심이 치러졌다. 총 지원자 47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18명이 본선으로 진출, 오늘 무대에 서게 됐다. 특히 본선진출자 중에서는 2030 청년불자 가수들이 발굴돼 눈길을 끌었다.
중앙대학교에서 민요를 전공한 강정화(30, 서울 성북구) 씨는 고운 한복과 함께 민요 ‘꽃타령(김세레나)'를 불러 대중들을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중학교부터 불교를 믿었던 강 씨는 “나아가야 할 길을 모를 때 절에 오면 마음이 편안해져 바른 길을 찾아가게 된다”며 “마음이 너무 힘들 때는 노래, 그중에서도 찬불가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이번 계기를 통해 젊은 불자 가수·신도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연소 참가자이자 김동민(21, 화계사 대학생회) 씨는 가수 싸이의 ‘예술이야’를 선보였다. 화려한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양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김 씨는 “고등학교 시절 가수 싸이의 노래를 듣고 무대에 서고 싶었다”며 “이번 노래자랑을 계기로 더 많은 젊은 불자와 가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계사는 집과 같다”고 밝힌 박윤설(24, 화계사 대학생회) 씨는 가수 이상은의 ‘담다디’를 불러 남녀노소 큰 사랑을 받았다. 박 씨는 “어릴 때부터 화계사에 다녔다. 독일 유학 준비 중에 노래자랑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지원했다”며 “무대에 서본 경험자체가 큰 가르침이 된 것 같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모든 사부대중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참가자들의 지원 동기는 다양했다.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장을 던진 안준노(58, 충남 청양)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시골에서 자라 오디션을 볼 기회조차 없었던 안 씨는 이번 노래자랑 소식을 듣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지원했다. 아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열렬한 박수를 받은 박미란(39) 씨도 마찬가지. 어릴 적 가수의 꿈을 펼치고자 전국사찰노래자랑에 지원했다고 참가동기를 밝혔다.
지극한 신심(信心)을 갖고 지원한 참가자도 있었다. 전현옥(73) 씨는 “부처님께 음성공양 올리는 마음으로 지원했다”며 “오늘 이런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부처님과 일체 인연에 감사하다”고 짧은 소감을 전했다.
임혁 연예인전법단장
화계사 총무국장 도준 스님
불자가수들과 화계사 총무국장 도준 스님 역시 무대에 올라 행사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먼저 진미령 연예인전법단 부회장이 ‘미운사랑’ ‘대한민국 서울’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이어 임혁 연예인전법단장의 ‘깡통’ ‘사냥꾼’은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관객들은 도준 스님의 가수 조용필의 ‘바람이 전하는 말’과 국악소녀 이소원 양과 댄스가수 임지민 양의 ‘풍악을 울려라’ ‘파트너’ ‘연예인’에 큰 환호를 보냈다. 끝으로 김국환 연예인전법단 부회장이 자신의 히트곡 ‘타타타’를 열창해 노래자랑의 대미를 장식했다.
참가자들 간 치열했던 노래 대결이 끝난 후에는 심사결과가 발표됐다. 김동찬 KBS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을 비롯한 5명의 심사위원들은 음정, 박자, 태도, 응원점수를 토대로 참가자들을 면밀히 심사했다.
최우수상(포교원장상) 수상의 영예는 가수 이승철의 ‘아마추어’를 부른 김영익(28, 연극배우) 씨가 안게 됐다. 김 씨는 “힘들고 지치는 무명시절을 이겨내고 좋은 추억을 쌓고자 지원했다”며 “오늘 성과를 밑거름 삼아 앞으로 불교를 널리 알리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가수 조용필의 ‘님이여’를 부른 김미서(57) 씨가 우수상(전법단장상)을, 박미란, 강정화, 김동민 씨가 인기상(연예인전법단장상)을 거머쥐었다. 이들에게는 각각 소정의 상금과 메달, 포교원장 선업 스님의 향로가 전달됐다. 최우수상과 인기상 수상자는 연말결선에 진출할 기회가 함께 주어진다.
노래자랑은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안겨줬다. 최복자(58) 씨는 “최우수상을 탄 젊은 불자가 노래를 정말 잘했다. 젊은 세대 포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원래 성격이 내향적인데, 오늘 신명나는 노래로 정말 즐겁고 행복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김민재 기자
 
김민재 기자 madeye9711@naver.com 기자의 다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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