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전법단, 10월 19일 서울 화계사서
제1회 ‘전국사찰노래자랑’…17팀 참여
불자가수회 초대 가수에 대중들 ‘환호’
상위 입상 2인, 내년 연말 결승 참가 자격
단장 우봉 스님 “전국 행사로 확장시킬 것”
화계사 범종이 세 번 울리자 경쾌한 음악소리가 경내를 가득 채웠다. 흥겨운 노랫소리에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손뼉을 치며 환호하기 시작했다. 사부대중이 직접 무대를 꾸미고 함께 어울린 전국불자노래대회는 환희 속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10월 19일 화계사(주지 우봉 스님)에서 처음으로 열린 ‘전국사찰노래자랑(연출 이한규)’은 사부대중의 화합과 재능있는 불자 발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행사였다. 연예인전법단(단장 우봉 스님)의 첫 사업이자 전국 사찰을 돌며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은 대중포교의 새로운 모범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는 화계사 선덕 견향, 화계사 주지이자 연예인전법단장 우봉, 포교원 포교부장 남전 스님 등 화계사 대중스님들을 비롯해 임혁 연예인전법단회장, 이한규 연예인전법단 사무총장 등 연예인전법단 소속 연예인과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장, 화계사 사부대중 500여 명이 함께했다. 불자 개그맨 김주철 씨와 ‘BBS불교방송 백팔가요’ 진행자 목비 씨의 유쾌한 사회로 막을 연 이날 행사는 예선심사를 거친 화계사 신도 47명 중 17명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노래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참가자들은 노래와 함께 저마다의 사연을 풀며 대중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다. 참가자 박윤설(24, 보덕화) 씨는 화계사 어린이회, 학생회, 대학생회 회장을 거친 화계사의 진골 청년 불자다. 독일에서 피아노를 전공 중 잠시 귀국해 있던 중 대학생회 도반들의 권유로 이번 대회에 참여했다. 노래방에서 갈고 닦은 실력과 도반들과 함께 준비한 안무로 가수 이상은의 ‘담다디’를 멋지고 깜찍하게 불렀다.
김윤주(39) 씨는 최근 암치료를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의미에서 대회에 참가했다. 가수 거미의 ‘어른아이’를 열창한 딸의 무대를 지켜본 어머니는 이내 눈가가 촉촉해졌다. 김윤주 씨의 남편 도윤주(40) 씨는 “아이 어린이집 친구들도 같이 와서 응원했다. 이번 무대로 근심을 잊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화계사 대학생회 회원 김동민(21) 씨가 가수 싸이의 ‘예술이야’를 부를 때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스님과 신도 할 것 없이 사부대중 500여 명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양손을 머리 위로 힘차게 흔들며 미래 불교를 책임질 젊은 불자의 무대를 열정적으로 응원했다.
불자가수들은 축제가 고조되도록 히트곡을 열창했다. 연예인전법단 부회장 가수 진미령 씨는 오프닝에서 ‘미운사랑’ ‘대한민국 서울’을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연예인전법단장 임혁 씨는 ‘깡통’ ‘사냥꾼’을 부르며 대중들의 심금을 울렸고, 인기 예능 ‘내일은 국민가수’에 출연한 국악소녀 이소원 양과 댄스가수 임지민 양도 ‘풍악을 울려라’ ‘파트너’ ‘연예인’을 부르며 MZ가수의 발랄한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참가자들의 무대가 모두 마친 후 연예인전법단 부회장 가수 김국환 씨는 자신의 히트곡 ‘타타타’를 부르며 경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경연이 끝나자 심사가 진행됐다. 김동찬 KBS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 임혁 연예인전법단 회장, 김국환·진미령 연예인전법단 부회장, 최덕섭 화계사 신도회장이 심사를 맡아 참가자들의 음정, 박자, 태도, 응원점수를 꼼꼼히 매겼다.
포교원장상(최우수상)엔 가수 이승철의 ‘아마추어’를 부른 김영익(28) 씨, 전법단장상(우수상)엔 가수 조용필의 ‘님이여’를 부른 김미서(57) 씨, 연예인전법단장상(인기상)엔 가수 윙크의 ‘얼쑤’를 부른 박미란(39) 씨, 가수 유지나의 ‘꽃타령’을 부른 강정화(30) 씨, 가수 싸이의 ‘예술이야’를 부른 김동민(21) 씨가 차지했다. 이들에겐 각각 메달과 상금 그리고 포교원장 선업 스님이 마련한 향로가 부상으로 수여됐다.
포교원장상 수상자 김영익 씨.
포교원장상을 수상한 김영익 씨는 "현재 배우로도 활동하고 있는 만큼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알리겠다”며 “오늘 경험을 기반삼아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교원장상과 전법단장상을 받은 2명에겐 내년 연말에 열릴 예정인 ‘전국사찰노래자랑-연말결산대회’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주말을 맞아 화계사를 찾은 시민들은 "산중불교라는 선입견이 깨졌다"고 입을 모았다. 김승겸(34) 씨는 “사찰이라고 하면 늘 조용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절에서도 이렇게 수준 높은 노래행사를 볼 수 있어 놀랐다”고 말했고, 안희숙(54) 씨는 “무대구성이랑 수준이 진짜 전국노래자랑 같았다. 앞으로도 쭉 전국사찰노래자랑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미령 연예인전법단 부회장은 “예전엔 부처님이 산에만 계신다고 여겼지만 이제는 시내로도 내려오셨다고 생각한다. 연예인전법단 일원으로 부처님과 함께 움직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법단의 포교 방향성을 내비쳤다.
화계사 선덕 견향 스님은 적극적인 대중포교 방법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견향 스님은 “성현들께서도 말씀하셨듯 시대에 걸맞게 응하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생각한다”며 “공부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일거수일투족 그 자체가 공부가 되도록 후배스님들이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화계사 주지이자 연예인전법단장 우봉 스님.
화계사 주지이자 연예인전법단장인 우봉 스님은 “일반적인 산사음악회는 신도들이 관객으로만 참여해 피동적이었는데, 이번 전국사찰노래자랑은 신도들이 능동적으로 무대를 꾸밀 수 있었다”며 “연예인전법단과 사찰신도가 함께 하는 전국사찰노래자랑이 전국단위 행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알차게 꾸미겠다”고 밝혔다.
포교원 포교부장 남전 스님.
포교부장 남전 스님은 새로운 형태의 전법방법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남전 스님은 “포교에 대한 인식전환이 될 것 같다. 이번 행사가 정례화되고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연예인전법단은 조계종 포교원 소속으로 2022년 부처님 자비정신을 바탕으로 대중문화포교 활성화 및 부처님의 가르침 널리 전하고자 출범했다. 연예인전법단은 가수분과, 국악인분과, 방송인분과, 연극인분과, 탤런트 분과, 희극인 분과 총 6개 분과 177명의 연예인이 소속돼 활동하고 있다.
‘전국사찰노래자랑’은 KBS한국방송에서 방영하는 ‘전국노래자랑’을 모티브로 기획됐다. 전국의 사찰에서 순차적으로 노래자랑 대회를 열고 이를 BBS불교방송을 통해 송출할 예정이다. 종단 차원의 행사로 확대·발전시켜 다음해 ‘연말결산대회’까지 이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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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태 인턴기자 sky@beopbo.com
[1750호 / 2024년 10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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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불교언론 법보신문(http://www.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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